[2015 고객감동 방송광고] 영화 예고편 같은 감각적 연출…신용카드 광고의 틀을 깨다

입력 2015-12-17 07:03  

KB국민카드



신용카드 광고들은 언제나 같은 포맷을 가진다. 어려운 상황을 설정하고 ‘이 상황에 가장 적합한 카드가 있다. 바로 이 카드다’라고 소개한다. 이어 어떻게 사용하고 적립하는지, 적립금은 또 어떻게 사용하는지 설명한다. 마치 제약광고가 ‘아프다, 먹는다, 그리고 다 나았다’는 스토리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다. 정해진 길 위에서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그럴듯하게 보일까만 고민한다. 소비자는 각종 카드 광고를 보며 그다지 의미심장하게 선택하지 않는다. 이유는 ‘다 그게 그것 같아 보여서’다.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은’(이 개념은 ‘현대 광고계의 아버지’ 데이비드 오길비가 소개했다. 그는 ‘당신이 제작하는 광고가 가족에게, 특히 당신의 부인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KB 다담카드의 TV 광고가 단 몇 번의 노출만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차별화한 표현력으로 소비자가 일부러 찾아가서 시청하는 유튜브 동영상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영화계의 정상급 배우인 황정민, 송새벽, 김창완을 동시에 기용했다. 영화적 연출과 편집으로 마치 영화 예고편과 같은 분위기의 광고를 제작했다. 15초와 30초 길이로 제작돼 충분히 소비자의 관심을 얻은 다담카드 론칭편은 2분32초 풀버전으로 만들어졌다. 유튜브에 올라가자마자 소비자 사이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게시된 지 약 한 달 만에 47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기업 광고가 입소문으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한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

15초와 30초 버전에서는 주요 등장 인물 3인의 캐릭터를 다 읽어내기 힘들다. 무척 영화적이고 새로운 느낌과 더불어, 만약 더 많은 정보가 있다면 알아보고 싶도록 만드는 광고다. 김주원 감독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편집에 대한 세부적인 얘기를 들었다. 특히 마지막 김창완 사장의 멘트에서 열린 결말로 과감하게 광고를 끝내며 후속편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도록 제작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30초 버전에서 “이번 카드의 목표는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은 카드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다 담은 카드!”라는 황정민의 1990년대 래퍼 같은 외침과 몸부림은 정말 TV 광고에선 보기 힘든 메소드 연기(배우 자신과 등장인물을 일체화하는 연기)라 할 수 있겠다.

무심하게 발가락 사이를 후벼 파 냄새를 맡아보는, 실제로 존재할 것 같은 아들로부터 신상품 아이디어를 얻어 낸 카드 상품개발팀장 황정민. 필요할 때마다 변경 가능한 적립 혜택을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며 제안하는 부하직원. “파격적인 혜택, 이렇게 해도 남는 게 있을까요”하며 걱정하지만 마지못해 따라가는 대리 송새벽. 어처구니없는 아이디어를 내는 상품 개발자들을 바라보며 냉소적으로 “이제 회사에 대한 사랑이 식은 거지. 그렇지 않고서야 저런 아이디어까지 내겠어”라고 말하는 사장 김창완 등 4개의 에피소드가 상품 개발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들을 실제 회사에서 벌어지는 모습처럼 표현해 냈다.

이런 표현이 실례일지 모르지만 후속편 이야기들이 궁금해서 다 담은 다담카드(훈민정음 두 번째 이야기라고 하는데 세 번째 이야기는 정말 기다려진다)에 소비자들이 제발 반응해 줬으면 하는 사심까지 생긴다.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은 카드’라는 슬로건이 본편에서 보여지는 주된 메시지 ‘용감하게 다 담은 카드’와 그다지 부합하지도 충돌하지도 않는다.

차후의 이야기들은 ‘용감하게 다 담은 카드’라는 슬로건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소비자의 기억에 더 선명하게 남을 것 같다. 이 광고는 이미 슬로건보다도 ‘응답하라’ 시리즈보다도 기다려지기 시작했으니까.

강두필 < 한동대 언론정보문화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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